'춥다'
길을 걸었다.
빨간색 보도블럭이 겹겹이 깔려있고
-가끔 관리가 안되어 튀어나와 있는 것도 있지만-
꽤 넓은 인도여서 자전거 도로가 함께 있다.
뒤에서 꽤 큰소리가 났다.
'삐-익'
약간 찢어지는 듯한 그 소리는 자동차 경적과 비슷했지만
아주 작은 자동차 같은 느낌이었다.
아니나 다를까,
뒤를 돌아보니 한 노인이 있었다.
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짚으로 된 중절모 스타일 모자를 쓰고는
4륜 스쿠터를 타고 자전거 도로를 타고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.
앞에서는 다른 노인이 주황색 금속으로 보이는 -3단으로 접을 수 있어 보였다.-
지팡이를 짚고, 스쿠터를 보고는 한 쪽으로 길을 내주었다.
이 장면이 왜이리 어떤 의미가 느껴졌는지는 모르겠다.
손가락 두마디 만한 낙엽들이 인도에 깔려 있었다.
연두색, 노랑색, 시들어 버린 부분이 조화롭게 -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.-
섞여 있는 낙엽들은 작은 바람에도 옆으로 옆으로
비로 쓸리듯이 움직였다.
작은 느낌으로 돌아보자,
사람이 더 이상 드나들지 않는 호텔 건물과,
다른 큰 건물을 들이기 위해 비워진 부지들,
'세놉니다'라고 식당 출입문 창에 붙여 있는 쪽지와,
사람조차 지나가기 어렵게 만든 가로수,
모든 것이 낯선 하루였다.